도시 폐현수막 재활용 작업자 조씨의 하루 – 버려진 천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는 손길
새벽부터 시작되는 수거 작업
현수막은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 광고, 정치 홍보 등에 사용되지만, 그 수명이 짧아 금세 거리에 쌓이는 쓰레기가 된다. 조용수(가명) 씨는 38세의 폐현수막 수거 및 재활용 작업자로, 이른 새벽부터 도시 곳곳을 누비며 철거 기한이 지난 현수막들을 수거한다. 그는 구청이나 민간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매일 수십 개의 철거 목록을 확인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한다. 바람에 찢어진 현수막, 전신주에 매달려 있는 광고물, 무단 부착된 천 조각까지—조씨는 무거운 사다리를 들고 도심을 오르내리며 하나하나 직접 철거한다.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 도로가 깨끗해져야 한다는 그의 책임감이 오늘도 이른 새벽의 현장을 밝힌다.
수거된 현수막의 두 번째 여정
수거된 현수막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다. 조씨는 수거한 현수막을 분류하여 세척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으로 나눈다. 깨끗한 상태로 회수된 현수막은 고온의 물로 세척하고, 열 건조를 거쳐 새로운 용도로 재가공된다. 일부는 튼튼한 재질을 활용해 장바구니, 방수포, 야외용 천막 등으로 재탄생한다. 그는 작은 작업실에서 재봉틀을 돌리며 폐자원을 실용적인 물건으로 바꾸는 데 정성을 쏟는다. 특히 환경교육 단체나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여 제작된 제품들은 지역 축제나 친환경 캠페인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 천 조각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죠."
외면받던 천 조각의 가치
처음엔 단순한 폐기물 처리 업무라고 생각했던 조씨는 이 일의 진짜 의미를 깨달은 계기가 있었다.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신이 만든 업사이클링 장바구니가 학생들에게 나눠지는 모습을 본 것이다. "내가 만든 걸 누군가가 기쁘게 받아가는 장면을 보니까, 이 일이 더 이상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이후 재활용품 디자인 교육도 받으며 자신만의 감각을 살리기 시작했고, 현수막으로 만든 제품에 도시의 풍경을 담아내는 시도도 했다. 이렇게 무가치하게 여겨졌던 현수막은 조씨의 손을 거쳐 누군가의 일상에 스며드는 물건이 된다.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조씨의 꿈
조씨는 이 일을 단순한 생계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도시의 쓰레기를 줄이고, 시민들에게 재활용의 가치를 알리는 데 자신이 작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현수막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기업과 지자체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바뀌기를 바란다. 조씨는 오늘도 무거운 가방과 장비를 메고 거리로 나선다. 폐현수막을 단순히 치우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지속 가능한 순환을 만들어가는 한 명의 실천가로서. 그의 하루는 작지만 분명한 변화의 시작이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작업 환경
폐현수막 철거 작업은 계절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여름철에는 강한 햇볕과 더위 속에서 체력 소모가 크고, 겨울에는 얼어붙은 고지대에서 미끄러운 상황을 견뎌야 한다. 조씨는 언제나 안전 장비를 갖추고 작업에 임하며, 날씨와 관계없이 작업 일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잖아요. 도시가 깨끗해질 때 느끼는 만족감이 고된 하루를 잊게 해줘요"라고 말한다.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활동
조씨는 단순히 작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 센터나 초등학교를 찾아가 폐현수막의 재활용 과정을 소개하고, 직접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그는 시민들이 재활용의 가치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무분별한 현수막 사용도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점차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려진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
조씨는 자신의 일을 통해 버려진 것들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단순한 폐기물이었던 현수막이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는 모든 사물에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 믿음은 그의 삶에도 영향을 미쳐 일상 속에서도 작은 자원을 아끼고 활용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그의 생활 자체가 이미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한 가지 사례가 되었다.
조씨가 바라는 변화의 물결
마지막으로 조씨는 도시 전역에 현수막 재활용 시스템이 보다 체계적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 중인 시스템이지만, 조씨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폐현수막 수거·재활용 작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하는 일이 작아 보여도, 도시를 건강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될 수 있어요. 그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업사이클링 제품의 시장 확대 가능성
최근 조씨는 지역 플리마켓과 공공기관의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기회를 얻고 있다. 현수막으로 만든 가방, 파우치, 필통 등은 독특한 디자인과 재질 덕분에 관심을 끌고 있으며, 특히 환경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조씨는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온라인 판매도 준비 중이며, 더 나아가 소규모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제품 하나하나에 자신의 손길이 닿았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후배 양성을 위한 조씨의 바람
경력이 쌓이면서 조씨는 자신과 같은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는 지역 커뮤니티나 환경단체를 통해 폐현수막 재활용에 관심 있는 청년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거나, 작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이 일은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의 철학이 되었고, 더 많은 이들이 이 길에 함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또 다른 사명이라 여긴다. 조씨는 말한다. "나 혼자보다는 여럿이, 그래야 도시가 더 빠르게 바뀌죠."